백두산, 믿고보는 제작사와 익숙한 진행
백두산, 한국의 위험성을 알리다
흔히 재난 영화라고 한다면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위기가 부여되어야 합니다. 영화 투모로우와 같이 전 세계적 빙하기가 찾아온다든가 영화 터널에서와 같이 우리가 일상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터널이 무너진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바로 이런 점에서 영화 백두산은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백두산은 아주 오래전부터 화산 폭발의 위험성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주변 국가 일본과 중국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을 때 항상 안전지대인 줄 알았던 한반도에선 백두산도 언젠가 폭발할 것이라며 여러 과학자들이 각종 시뮬레이션을 내놓았고 민간에선 각종 가설들이 얘기되어 왔습니다. 한반도라는 우리 생활공간을 재앙의 상황에 빠뜨려 관객의 공감을 샀다는 점에서 영화는 훌륭한 선택을 한 겁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나름 볼만했습니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스토리는 너무 뻔했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백두산의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영화 시작 10분도 채 안 되어 갑자기 백두산이 폭발합니다. 빠른 전개를 통해 영화 초반부터 관객의 이목을 끌기 시작합니다. 이후 오래전부터 백두산에 대해 연구해 온 지질학 교수 강봉래는 청와대 비서실장 전유경에 의해 뒤이어 있을 2차 3차 4차 폭발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게 됩니다. 흔히 이런 재난 영화에서 등장하는 박사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강복리가 짜놓은 계획을 바탕으로 전역을 하루 앞둔 특전사 폭발물 처리반 대위 조인창은 임무를 부여받게 됩니다. 북한에 감금되어 있는 스파이 리준평과 접선해 북한의 무기 창고를 찾아낸 후 탄두를 가지고 화산 근처 광산으로 가 폭파시키는 백두산 화산 내에 있는 마그마방의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였습니다. 과연 조인창은 작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살펴봅시다.
믿고 보는 제작사와 캐릭터
일단 백두산에서 좋았던 점은 훌륭한 CG입니다. 백두산은 신과 함께를 제작했던 덱스터 스튜디오가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전작에서 훌륭한 CG를 보여주었던 회사이니 만큼 이번 영화 백두산에서도 훌륭한 CG 기술을 보여줍니다. 화산 폭발 장면부터 서울과 북한 시내의 각종 건물들이 무너지는 모습 등 영화를 보는 내내 압도적인 지지가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했던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어 서울이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생활 장소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 탓인지 더욱더 실감 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같은 제작사에서 CG를 제작했기에 영화를 보다 보면 영화 신과 함께에서 봤던 장면과 유사한 분위기의 CG가 등장합니다. 그래서 화려한 CG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볼 만한 오락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등 영화의 출연진이 하나같이 명배우라는 것도 영화의 장점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마동석 배우의 연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영화 백두산에서는 그간 맡아왔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이병헌 하정우의 케미도 너무 좋았습니다. 백두산 탄광을 오가는 로드무비로서 주인공이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서로의 목적을 위해 속고 속이는 과정에서 우정이 생기고 결말로 가서는 감동으로 향하는 진행이 가족 영화로서는 딱 좋았던 같습니다. 또한 영화는 백두산 폭발이 일어나고 난 뒤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현재 주한미군 방위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고 영화는 바로 한반도의 위기 속에서 주한미군의 동맹 관계가 아닌 실익을 위해 움직이는 국제사회의 냉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미국이 과연 우리의 진정한 우방인가라는 물음과 동시에 전시 작전권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익숙한 진행과 갑작스러운 신파극
아쉬웠던 점은 뻔한 진행 영화를 보다 보면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하는 장면과 진행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마 영화를 보시면 여러분들이 예언가가 되어 영화의 다음 장면을 맞추는 마법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영화의 전반적인 진행은 전형적인 재난 영화의 공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갑자기 재난이 발생하고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봅니다. 그리고 알고 보니 이는 오래전부터 극 중 등장하는 박사 캐릭터들이 지적해 온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국가는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정이 그려집니다. 대표적으로 영화 해운대나 투모로우가 비슷한 진행이며 영화의 초반부 빠른 전개 장면은 영화 엑시트를 떠오르게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서울이라는 공간의 위기가 찾아오고 이를 영화 시작 초반부에 배치한다는 점이 닮았습니다. 이러한 익숙한 진행 탓에 극 중 주인공들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별다른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도 이 영화의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재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서 보신다면 굉장히 실망스러운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이런 영화는 꼭 마지막에 신파가 등장합니다. 무기를 마그마방과 가까이 있는 지하 깊은 곳으로 가져가야 하는데 부상을 입은 이병헌이 하정우를 살리고자 엘리베이터의 줄을 끄는 것이 여타 다른 영화들보다는 신파의 정도가 적은 편이었으나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습니다. 어차피 폭발이면 상당히 큰 위력일 텐데 엘리베이터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두 사람은 탈출해도 되었을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전형적인 로드무비로서 가족끼리 가볍게 볼 만한 영화는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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